2025년 12월 21일
전북 콩나물국밥, 나도 제대로 즐기는 비법 따로 있다

전북 콩나물국밥, 나도 제대로 즐기는 비법 따로 있다

전북 지역의 콩나물국밥을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이제는 망설일 필요가 없다. 이른 새벽부터 뜨끈하게 끓여낸 콩나물국밥 한 그릇은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일품이며, 쌀쌀한 날씨에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준다. ‘그래서 시민(고객)이 뭘 얻을 수 있는데?’라는 질문에 답하자면, 전북 콩나물국밥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지역 고유의 식문화를 경험하고, 현지인처럼 국밥을 즐기는 특별한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전북 지역, 특히 전주를 중심으로 콩나물국밥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하지만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흔히 접하는 콩나물국과는 차원이 다르다. 백반에 곁들여 나오는 콩나물국은 밍밍하고 건더기도 없어 실망감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전북의 콩나물국밥은 전혀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가장 큰 변화는 주문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단순히 ‘콩나물국밥 한 그릇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전북 콩나물국밥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질문과 요령이 필요하다. 먼저, “여기는 어떻게 시켜요?”라고 주인에게 묻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그러면 주인은 직접적인 답을 하기보다, 옆 테이블의 손님이 대신 친절하게 설명해 줄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손님은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국밥을 주문할 수 있으며, 식당 주인은 매출을 올리고, 안내해 준 손님은 보람을 느끼는 ‘일거삼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이처럼 전북 콩나물국밥은 단순히 콩나물과 밥을 넣어 끓인 국이 아니다. 주문 방식부터 남다르며, 그 안에는 지역민들의 정겨운 소통 방식과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 있다.

전주 남부시장의 한 국밥집에서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새벽 공기가 감도는 가운데, 주문이 들어오면 국을 끓여내고 그 위에 신선한 마늘과 매운 고추, 파 등을 손님 앞에서 직접 다져 넣는다. 이렇게 즉석에서 다진 양념은 음식의 향과 맛을 한층 끌어올려 특별한 풍미를 선사한다. 이 과정은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주는 세심한 배려다.

전주뿐만 아니라 익산, 군산 등 전북 권역의 여러 도시에서도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가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록 젊은 세대의 입맛이 다양해지고 음주 문화가 변화하면서 예전만큼의 인기는 아닐 수 있지만, 전북을 방문한다면 콩나물국밥은 놓쳐서는 안 될 필수 코스다.

콩나물국밥집을 찾을 때 택시기사에게 함부로 묻지 않는 것이 좋다. 이는 맛있는 콩나물국밥집이 너무 많아 기사님들이 고민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전통의 명가뿐만 아니라 각 동네마다 숨겨진 신흥 강자들이 즐비하여, 선뜻 한 곳을 추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전북 지역에 훌륭한 콩나물국밥집이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박찬일 셰프는 오랜 기간 음식 재료와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하며 전국 노포 식당을 소개하는 일을 해왔다. 그의 저서로는 <백년식당>,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