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농촌의 일손 부족 걱정을 AI 기술로 덜 수 있게 됐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에 자율주행 트랙터, 방제 로봇, 운반 로봇 등 다양한 인공지능(AI) 기반 농업 기술이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이 기술들은 작업 시간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며, 농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자율주행 트랙터다. 경남 함양군의 한 양파밭에서는 운전자가 따로 없이도 트랙터가 알아서 밭을 갈고 양파를 수확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 트랙터는 정부가 2021년 개발에 성공하고 2023년부터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인 자동조향장치를 장착한 것이다. 각종 카메라와 센서, 전동 핸들 등 AI 기술이 집약된 이 장치는 차량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도록 한다.
이러한 자율주행 기술은 농작업의 정밀도를 높여 토지 이용 효율을 증가시킨다. 2975㎡(900평) 기준, 일반 농기계가 모종을 16골로 이식하는 데 비해 자율주행 트랙터는 17골로 정밀 이식이 가능해 토지 이용 효율이 6% 증가했다. 이는 고정밀 위성항법장치(RTK-GNSS)를 사용하기 때문인데, 일반 차량 내비게이션의 1m 오차와 달리 7cm의 오차만을 허용한다. 또한, 10아르(1000㎡) 기준 연간 436kg 가량의 생산량 증가와 20%의 작업 시간 감소 효과도 나타났다. 특히 모종 심기 작업에서는 운전자가 운전에만 집중하고 AI가 작업 확인까지 대신해주어 작업 피로도가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많다.
자율주행 트랙터 외에도 농촌의 생산인력 감소와 스마트팜 대형화 추세에 맞춰 다양한 농업용 로봇들이 개발 및 보급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2022년부터 매년 하나씩 개발해 온 방제 로봇, 운반 로봇, 모니터링 로봇이 대표적이다.
방제 로봇은 과수에만 농약을 살포하도록 설계되어 환경오염을 줄이고 작업자의 건강을 보호한다. 사람이 하는 것보다 작업 시간을 40% 단축시키며, 완전 무인화 시스템으로 특수 방제까지 가능해 방제 효과도 15% 더 높다. AI와 거리 측정 기술을 활용한 운반 로봇은 작업자를 따라다니며 수확물을 집하장까지 운반하고 돌아오는 역할을 한다. 이는 이전 작업자가 직접 수레 등으로 운반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며, 실시간 무게 측정 기능으로 생산량 관리까지 용이하게 한다. 이 로봇은 10시간 이상 연속 작동하며 한 번에 최대 300kg까지 운반할 수 있다.
모니터링 로봇은 카메라 영상을 활용해 작업자의 확인 없이도 작물의 익은 정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수확 적기를 알려준다. 이 로봇의 열매 인식 정확도는 93.8%, 수확 시기 예측 정확도는 97.7%에 달한다. 수집된 정보는 농업인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어, 생육 정보와 시장 가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유리한 조건에서 수확 시기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기술 개발과 실증 사업에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 트랙터, 자동조향장치, 방제 로봇 등의 실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 17건을 민간에 이전하며 산업화에도 힘쓰고 있다. 2024년에는 운반 로봇 10대를 전국 농가에 보급했으며, 올해도 운반 로봇 13대, 방제 로봇 10대 보급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AI 농업 기술은 현재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토양 수분 장력 데이터를 활용해 적기에 물을 공급하는 ‘스마트 관수 기술’은 생산성을 20% 높이며, 벌집판 촬영만으로 30초 안에 꿀벌응애 감염 여부를 알려주는 장치도 개발 완료된 상태다. 앞으로 또 어떤 혁신적인 기술이 우리 농촌의 미래를 바꾸어 놓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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