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 밭담의 가치를 세계에 알릴 기회 온다

이제 제주도의 자랑인 해녀와 밭담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국제 행사가 열린다. 오는 9월 17일부터 20일까지 제주 오리엔탈호텔에서 제9회 동아시아 농어업유산협의회(ERAHS) 국제컨퍼런스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이 컨퍼런스는 동아시아 지역의 중요한 농어업유산을 보전하고 그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시작되었으며, 2019년 하동에서 열린 이후 6년 만에 다시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두 가지 세계중요농업유산을 보유한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제주는 2014년에 ‘제주 밭담’을, 그리고 2023년에는 ‘제주 해녀어업시스템’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하며 그 전통과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번 국제컨퍼런스를 통해 제주도의 전통 농어업과 공동체 문화의 우수성이 더욱 널리 알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중요 농어업유산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공동체 복원’이다. 특히, 기후 위기 시대에 농어업유산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이를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활용할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컨퍼런스 일정은 매우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9월 17일에는 국가 및 세계중요농어업유산 지역 간의 교류 행사가 진행되며, 18일부터 19일까지는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기조연설과 발표, 그리고 6개의 주제로 나뉜 심도 있는 세션이 열린다. 세션에서는 생태계 서비스와 보전, 생산물 인증 및 홍보, 한중일 정책 비교, 관광과 지역 공동체의 연계, 후계 세대 참여 방안, 어업유산 보전 및 공동체 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제주 해녀 축제 참여도 예정되어 있어, 참가자들이 제주의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학술적인 내용 외에도 풍성한 전시 및 홍보 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국내외 농어업유산을 소개하는 80여 점의 포스터 전시와 함께, 중요 농어업유산의 특징을 담은 제품 및 지역 특산품들도 선보인다. 이 중 일부는 참가자와 일반 관람객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여, 농어업유산의 가치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9월 19일에 열리는 한중일 정부 간 실무급 회의이다. 지난 8월 한중일 농업장관회의 후속 조치로,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지정된 지역의 지자체와 민간단체가 참여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교류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은 이번 컨퍼런스가 기후 위기 대응과 농어촌 발전에 있어 농어업유산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중일 3국이 정책과 경험을 공유하고 동아시아 차원의 공동 노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