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APEC 보건·경제 회의 개최, ‘건강하고 스마트한 고령화 사회’ 위한 국제 협력 강화

한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보건과경제고위급회의를 사상 최초로 개최하며, 아태지역의 건강하고 스마트한 고령화 대응 사회 실현을 위한 국제 협력을 강화한다. 이번 회의는 9월 15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으며, 21개 회원경제의 고위급 인사와 기업 대표 등 48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제15차 APEC 보건과경제고위급회의는 한국이 올해 APEC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주최하는 장관급 회의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장으로서 회의를 이끌었다. 회의에는 21개 회원경제의 장·차관급 인사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사무처(WHO WPR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 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 관계자와 기업인들이 대거 참여하여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특히 이번 회의는 2025 세계 바이오 서밋과 연계 개최되어 정책과 산업 간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보건·바이오 분야에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정부와 WHO가 주도하는 세계 바이오 서밋은 전 세계 바이오 분야의 리더들이 모여 보건의료 분야의 글로벌 의제를 논의하는 행사다.

이번 고위급 회의의 핵심 주제는 ‘혁신(Innovate), 연결(Connect), 번영(Prosper): 건강하고 스마트한 고령화 대응사회 실현’이었다. 이를 위해 회의는 크게 세 가지 의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첫째, ‘디지털헬스’ 세션에서는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 질병의 조기 발견, 진단 및 치료에 있어 디지털헬스와 인공지능(AI)의 혁신적인 잠재력에 주목했다. 또한, ‘미래 대비 보건의료 체계를 위한 인공지능 활용’이라는 주제 아래, 보건의료 현장에서 AI가 실제로 활용되는 사례를 살펴보고, 미래를 위한 신중한 규제와 윤리지침, 유인 정책 등 보건의료 AI의 책임 있는 도입을 위한 역내 합의를 모색했다.

둘째, ‘건강한 노화’ 세션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지속적인 저출생과 빠른 고령화로 인한 중대한 인구구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공감하며, ‘APEC 내 건강하고 활동적인 노화 증진’을 주제로 논의했다. 고령층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계속 거주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책이 공유되었다.

셋째, ‘청년 정신건강’ 세션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과 디지털 정보의 범람 속에서 더욱 중요해진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새로운 도전 과제로 인식했다. 이 세션에서는 예방부터 위기 대응까지 학교, 가정, 지역사회 기반의 지원 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일상 속 정신 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디지털 치료의 잠재적 효과를 입증한 최신 연구 결과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AI 및 디지털 기술 활용 사례도 공유되었다.

회의 기간 중 공식 오찬은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ABAC) 주관으로 진행되었으며, 코오롱 이규호 부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데이터와 AI 기반의 디지털헬스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은 향후 ABAC과의 협력을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계의 관심사가 APEC의 주요 의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다.

이번 APEC 보건과경제고위급회의를 계기로 국내외 기업 및 기관들은 21개의 별도 행사를 마련하여 정책 공유 및 홍보의 기회를 가졌다. 이를 통해 참석자들은 의제별 심도 있는 토론과 정책 방향 모색뿐만 아니라, AI·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최신 보건의료를 체험하고 글로벌 산업 동향을 접하는 기회를 누렸다.

특히 회의 둘째 날인 9월 16일에는 별도의 부대행사로 지난 8월 인천에서 개최된 보건실무그룹회의에서 21개 회원경제가 합의한 ‘자궁경부암 근절 로드맵’ 발표가 진행되었다. 이 로드맵은 한국을 비롯한 회원경제들의 우수 사례 소개와 공동의 정책적 노력을 담고 있으며, 향후 APEC 내 여성 건강 증진을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는 9월 16일 공동성명문 발표로 마무리되었으며, APEC-세계바이오서밋 합동 만찬을 통해 역내 보건·경제 분야의 국제협력을 더욱 공고히 다졌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건과 경제의 연계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역내 보건 협력과 글로벌 연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