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한인 주치의 서세모 박사, 9월 ‘이달의 재외동포’ 선정

“하와이 한인들의 영원한 주치의”로 불리는 서세모 박사가 2025년 9월 ‘이달의 재외동포’로 선정되었다. 재외동포청은 37년간 하와이 한인들을 위한 헌신적인 의료 봉사 활동과 더불어 의학 연구 및 후학 양성을 통해 한국 의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여 서 박사를 기리게 되었다.

재외동포청은 대한민국 발전이나 거주국 내 한인 위상 제고에 기여한 동포를 발굴하여 매월 ‘이달의 재외동포’로 선정 및 발표하고 있다.

서세모 박사는 1954년 세브란스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과 캐나다에서 수련 과정을 거쳤다. 1972년 하와이로 이주한 그는 하와이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1986년에는 ‘서세모 클리닉’을 설립하여 37년간 하와이 한인들의 든든한 주치의로서 인술을 펼쳤다. 특히 1977년부터 1985년까지 하와이 슈라이너 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영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민 1세대 한인들을 위한 의료 봉사에 힘썼다. 또한, 한국의 의료 취약 지역을 직접 방문하여 신체 장애를 가진 어린이 100여 명을 자신의 비용으로 하와이에 초청, 슈라이너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서세모 클리닉’ 병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도 매주 수요일 오후와 토요일 오전에는 한인 환자만을 전문적으로 진료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인들은 무료로 보살폈다. 더불어 무료 건강 세미나와 건강 교실을 운영하며 하와이 한인들의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다.

서 박사는 의학 연구와 후학 양성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1966년부터 토론토대학 어린이병원연구소에서 ‘칼슘과 마그네슘 대사와 관계되는 각종 호르몬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1972년 토론토대학에서 생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하와이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재직 시에는 슈라이너 어린이병원에 골미네랄 연구실험실을 설치하여 ‘칼슘과 마그네슘 대사와 연관된 호르몬 및 각종 골대사 질환’에 대한 원인 규명과 치료 방법을 연구했다. 그의 이러한 연구는 한국 정형외과 분야의 골다공증 치료 선구자인 장준섭 연세의대 명예교수 등 많은 한국 의학자들이 그를 사사(師事)하는 계기가 되었다. 서 박사는 자신이 평생 수집한 1,500여 권의 의학 서적을 포천중문 의과대학교에 기증했으며, 모교인 연세 세브란스병원에도 상당액을 기부하며 후학 양성에 이바지했다. 그는 별세 후에도 자신의 시신을 하와이대학교 의과대학에 의학 실험용으로 기증하며 의학교육을 위한 숭고한 희생을 보여주었다.

또한, 서 박사는 1972년부터 1974년까지 일본 오키나와에 파견되어 미국식 임상 의학을 일본 의학도들에게 전수했으며, 일본 소아과학회 총회에서 한국 의사로서 최초로 강의하는 등 동서양 의학 교류에도 공헌했다. 1970년대 일본에서 발병한 가와사키 질병에 대해서는 일본 가와사키 박사를 하와이에 초청하여 함께 연구하는 등 하와이가 미국 내에서 가와사키 질병 연구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공로를 인정받아 우리 정부는 2020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한 바 있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서세모 박사는 의학 연구와 하와이 한인들을 위한 의료 봉사에 일생을 바친 하와이 한인들의 영원한 주치의”라며, “그의 재외동포에 대한 헌신과 희생정신이 후세에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9월의 재외동포로 선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