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한국 전통정원, 이제 쉽게 만나본다

영국 런던에 있는 주영한국문화원에서 ‘미음완보, 전통정원을 거닐다’ 전시가 9월 11일부터 11월 14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는 국가유산청과 주영한국문화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며, 한국 전통정원의 아름다움을 영국 국민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기획되었다. ‘미음완보’는 ‘나직이 읊조리며 천천히 걷다’라는 뜻으로, 단순히 정원을 보는 것을 넘어 자연과 교감하고 내면을 성찰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영국 시민들은 한국 전통정원을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 미디어아트를 통해 쉽고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전통정원을 디지털 정밀실측 데이터로 구축해왔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제작된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한국과 영국의 우호 및 협력 관계를 더욱 증진시키고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는 네 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도입부인 ‘로비프로젝트’에서는 한국 전통정원 도록과 국가유산청 관련 서적, 영상을 소개하며 한국의 전통 조경을 소개한다. 또한, 차 문화가 발달한 영국인을 위해 한국의 다도 체험 기회를 제공하여 양국의 정원 문화를 공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1부 ‘왕과 선비의 안식처’에서는 창덕궁 후원, 보길도 윤선도 원림, 담양 소쇄원, 담양 명옥헌 원림, 화순 임대정 원림 등 왕가와 선비들이 즐겼던 한국의 아름다운 정원들을 마치 직접 거니는 듯한 체험으로 제공한다. 또한, ‘천원지방’ 사상에 기반한 ‘방지원도’와 같은 정원 구조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미디어매핑을 활용하여 동아시아의 우주론이 정원에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소개한다.

2부 ‘차경으로 즐기는 찰나’에서는 주변 자연경관을 정원 내부로 끌어들인 ‘차경’ 기법으로 구현된 전통정원 영상을 감상하며, 정원의 특징을 발견하는 시간을 갖는다. 3부 ‘한국의 산수지락’에서는 광한루원 등 국가유산청이 보유한 고화질 영상을 통해 한국 전통정원 9개소의 빼어난 경관을 소개하여, 한국 방문이 어려운 영국 국민들이 한국 전통정원의 아름다움을 체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지막으로 4부 ‘두 정원의 사이(Between Two Gardens)’에서는 한국 정원 미학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미술과 융합한 영상, 한국 다도 철학을 소개하는 도서, 한국의 다도 문화를 재현한 ‘행다’ 영상 등을 선보인다. 또한, 한국과 영국의 정원, 다도와 관련된 문학 작품 및 다양한 시각 예술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지난 11일 열린 개막식에는 허민 국가유산청장의 축하 영상과 선승혜 주영한국문화원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가든 뮤지엄, 서펜타인 갤러리, 영국 도서관, SOAS 런던 대학 등 현지 기관의 전문가 및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한국 전통정원의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영국 사회에 널리 알리고, 양국 정원 문화의 상호 이해와 공감을 깊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국내외에 한국 전통정원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데 적극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