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2일

건강보험료, 나도 더 내야 할까? 미래세대 부담 줄이는 길

이제 건강보험료 인상을 통해 미래세대에게 덜 부담을 주는 시대가 온다. 2026년부터 건강보험료가 1.48% 인상된다. 이는 단순히 보험료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미래의 우리와 우리 자녀들이 겪을 재정적 어려움을 미리 대비하는 중요한 선택이다.

**그래서 내가 왜 더 내야 하나?**

건강보험료를 올리는 것은 결국 우리의 건강을 더 튼튼하게 지키기 위한 투자다. 최근 몇 년간 건강보험 재정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연평균 8.1%씩 빠르게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평균 1.8%)이나 의료비 지출이 많은 미국(2022년 4.1%)과 비교해도 훨씬 높은 수치다.

여기에 더해 우리 사회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2024년 말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섰고, 이들이 전체 진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진료비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국민들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암, 심뇌혈관질환, 희귀난치질환 환자의 본인부담을 줄이는 산정특례 확대, 본인부담 상한제 강화, 비급여 진료의 급여화, 그리고 1회 투여에 19억 8000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 신약까지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시켰다. 또한, 필수 의료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구조개혁에도 상당한 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예를 들어, 분만, 소아, 응급 분야의 수가 인상, 상급종합병원 구조 개편, 포괄2차병원 지원 등에 향후 3년간 약 10조 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정책들은 모두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지출이다.

**그럼 당장 내야 하는 건가?**

건강보험 지출이 늘어나는 만큼 수입도 늘려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현재 2024년 기준 건강보험 지출은 97조 3626억 원이며, 준비금은 29조 7221억 원으로 급여비의 3.8개월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장기 재정 전망에 따르면, 2026년부터 건강보험 재정은 적자로 전환되고 2033년에는 준비금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코로나19와 같은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다시 발생한다면, 현재의 준비금으로는 건강보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준비금이 모두 소진된 후에 보험료를 올리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큰 폭의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이는 결국 현재 세대가 미래 세대, 즉 우리 자녀들에게 재정적 부담을 떠넘기는 것과 같다. 미래 세대에게 텅 빈 곳간을 물려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결론은?**

건강보험의 지출은 보장성 강화와 의료 구조 개혁 정책으로 단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고령화로 인해 장기적으로도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 경제 성장이나 근로 인구 증가와 같은 긍정적인 요인이 없다면,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수입을 늘리는 것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지금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이며,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중장기 재정 수지를 예측하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 발생 가능성을 완벽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과거의 추세와 인구 구조 변화 같은 거시적 요인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예측을 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 준비금이 많다고 해도 수익 증가를 확신할 수 없다면, 적극적인 변화를 통해 재정을 안정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치 지난 15년간 등록금 동결로 경쟁력을 잃어간 사립대학의 사례를 교훈 삼아야 한다.

지금 바로 건강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중요한 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