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에서 동료나 상사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고민하는 사회초년생들이 많다. 직함을 잘못 부르거나 이름 뒤에 ‘씨’를 붙였다가 혼나거나, 승진했는데도 예전 호칭으로 불리는 동료 때문에 기분이 상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직장 내 호칭 문제는 생각보다 민감한 주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함을 떼고 영어 닉네임으로 부르는 문화가 도입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직장 내 호칭 문화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호칭만 바꾼다고 수평 문화가 만들어질까? MZ세대 직장인들의 솔직한 경험담을 통해 알아보자.
**호칭, ‘님’이 대세? 이름에 ‘님’ 붙이면 편안하고 존중받는 느낌**
회사마다 호칭 문화는 다양하다. 교히(29세, 직장인) 씨는 자신의 회사는 사원, 선임, 책임, 팀장 순으로 직급이 올라가는 구조라며, 잘 모르는 분께 말을 건넬 때는 ‘선임님~’이라고 부르면 대부분 통한다고 말했다. 직책을 잘 모를 때는 ‘사원’으로 부르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고 덧붙였다. 햄들다(32세, 마케터) 씨와 설레임(24세, 사무직) 씨는 보통 같은 사원끼리도 이름에 ‘님’을 붙여서 부른다고 했다. ‘씨’는 뭔가 딱딱하게 느껴지고, ‘님’이 더 부드럽고 존중하는 느낌을 줘서 선호하며, 상대방도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요즘 많은 회사가 ‘님’ 호칭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팀장퇴사기원1일차(32세, 직장인) 씨는 나이 차이가 세 살 내외인 경우 서로 편하게 이름에 ‘씨’만 붙이고, 높은 직급은 직책을 붙여서 부른다고 했다. 수평지향(32세, 직장인) 씨는 사기업에 있다가 공직유관단체로 옮겼는데, 두 곳 모두 이름이나 성에 직급을 붙여서 소통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직유관단체에서는 상급자가 직급을 빼고 이름만 부르거나 반말로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친밀도를 높이는 데는 반말이 좋지만, 감정적이거나 지적사항을 말할 때는 하급자 입장에서는 더 기분 나쁘게 들린다고 느꼈다.
**호칭 때문에 서운했던 경험들, 승진했는데 호칭은 그대로?**
호칭 때문에 불편하거나 불쾌했던 경험을 묻자, 다양한 사례가 나왔다. 검은오리(32세, 프리랜서) 씨는 신입 입사 후 상급자를 부를 때 ‘저기…’라고 말문을 열었다가 심하게 혼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상급자를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그런 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남성 직원에게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경우도 봤는데,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교히(29세, 직장인) 씨는 사원에서 선임으로 승진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다들 사원 때처럼 ‘씨’라고 부른다며, 호칭이 바뀌지 않으니 뭔가 아직 인정받지 못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어린이날(26세, 직장인) 씨는 직급이 통합되면서 ‘대리+과장’은 책임, 차장은 수석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습관적으로 예전 직함으로 불렀다며, 승진했는데 호칭이 똑같으니 성취감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설레임(24세, 사무직) 씨는 3년 전 입사한 첫 직장에서 입사 시기로는 선배지만 직책은 같은 동료에게 ‘씨’라고 불렀다가 상사에게 꾸중을 들었다고 했다. 입사 시기가 더 빠른 경우 선배로 불러야 한다면서, 그 후로는 꼬박꼬박 ‘선배님’ 혹은 ‘님’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름만 부르는 문화, 어색하지만 편안함도 있다?**
‘님’, ‘씨’ 대신 외국처럼 이름을 부르는 방식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어린이날(26세, 직장인) 씨는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 교수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처음에는 매우 불편했다며, 우리나라의 위계질서와 예의를 중시하는 문화 때문에 갑자기 이름만 부르기에는 부담스럽지 않겠냐고 문화적인 차이를 언급했다. 검은오리(32세, 프리랜서) 씨는 그냥 이름을 부르기 어색해서 영어 이름으로 대체하는 회사들이 많지만, 갑자기 영어 이름을 쓰는 것도 좀 어색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꼬똥이(26세, 직장인) 씨와 설레임(24세, 사무직) 씨는 회사에서 영어 이름을 사용하는데, 수평적인 느낌이 들고 좋다고 답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부르다 보니 자연스러워졌고, 직급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편하게 부를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영어 이름을 만들어두니 회사 밖에서 닉네임으로 활용하기에도 좋다고 덧붙였다. 교히(29세, 직장인) 씨와 수평지향(32세, 직장인) 씨는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없는 회사에서 갑자기 이름만 부르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호칭을 친근하게 바꿔 부르는 것만으로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서로 존중하는 의미에서 이름에 ‘님’ 호칭을 붙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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