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6일

몽골에서 만나는 독립영웅, 이태준 선생 기념관 개관으로 한-몽 우호 증진

독립운동가이자 몽골 마지막 황제의 어의였던 이태준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이 몽골 울란바타르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번 기념관 개관은 한국과 몽골의 오랜 우호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양국의 교류와 이해를 더욱 깊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롭게 개관한 기념관은 과거 협소했던 목조 건물에서 벗어나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현대적인 전시 및 교육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곳에서는 이태준 선생의 독립운동 활동은 물론, 의사로서 몽골 사회에 헌신했던 그의 삶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으로 복원된 선생의 영상과 함께 한-몽 교류의 역사를 보여주는 디지털 전시관은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이태준 선생은 1883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세브란스의학교를 졸업한 후, 1914년 몽골 고륜(현 울란바타르)으로 건너가 동의의국이라는 병원을 개업했다. 이곳에서 근대 의술을 펼치며 몽골 사회에 깊은 신뢰를 쌓았다. 또한, 그는 각지의 애국지사들과 긴밀히 연락하며 항일 운동에 앞장섰고, 중국과 몽골을 오가는 독립운동가들에게 숙식과 교통 등 다방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신한청년당 대표로 파리강화회의에 파견된 김규식 선생에게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는 등 그의 헌신은 뜨거웠다.

선생의 숭고한 뜻은 몽골에서도 높이 평가받아, 몽골 마지막 황제의 어의를 지냈으며 외국인에게 수여되는 최고 등급의 몽골 국가훈장을 받기도 했다. 우리 정부 역시 1990년 선생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하며 그의 독립 정신을 기억하고 있다.

이번 기념관 개관식에는 최진원 주몽골대한민국대사를 비롯해 조정식 국회의원, 나치만 국가보훈부 보훈문화정책관, 조근제 함안군수, 김동균 대암이태준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양국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하여 축하의 뜻을 전했다. 몽골 측에서도 졸바야르 환경기후변화부 사무차관, 항올구 체렌 구청장, 에르덴토야 외교부 전 주한대사 등 주요 인사들이 자리를 빛냈다.

최진원 주몽골대한민국대사는 기념사를 통해 “수교 35주년을 맞이하는 해에 이태준 기념관이 개관하게 된 것을 축하하며, 선생의 독립정신과 몽골인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오늘날 한-몽 우호 관계의 튼튼한 자양분이 되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양국 관계를 더욱 성숙하고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다짐했다.

몽골 졸바야르 사무차관 또한 축사를 통해 이태준 선생이 한-몽 우호 관계의 상징적인 인물로서, 몽골에서 근대 의료기술로 많은 생명을 구하고 황제의 어의로 활동하며 몽골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대독된 축사를 통해 이태준 선생을 ‘한국의 슈바이처’로 칭하며, 조국 독립을 위한 그의 헌신을 기리는 기념관 개관의 의미를 강조했다. 또한 국가보훈부는 기념관이 한-몽 우호 증진과 독립정신 계승에 기여하는 중요한 사적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와 운영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준 선생 기념관은 2001년 몽골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부지에 국비 등 총 19억 6천여만 원을 투입하여 건립되었다. 이 기념관은 앞으로 양국 국민들이 이태준 선생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우호를 증진하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이다.